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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펠트 효과
< 암흑 속에서 생겨나는 환영과 환각 현상 >
혹시 상황에서 불빛과 소리가
모두 차단된 상황에 놓여 있던 적 있으신가요?
밤에 잠에 들기 위해 빛과 소리를 차단한 후 누웠는데
그 순간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순간적으로 공포와 혼란에 빠지는 느낌을
받아보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효과를 간츠펠트 효과라고 합니다.
'간츠펠트 효과'는 독일의
심리학자인 볼프강 메츠거(Wolfgang Metzger)가
소개한 개념으로,
외부에서 사람의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완전하게 차단하였을 때
환영과 환각을 경험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간츠펠트(Ganzfeld)'는 독일어로
'전체 시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요.
우리의 눈이 시야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아무 자극을 받지 못하면 뇌가 혼란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때 뇌는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신경에 전달되는 자극을 증폭시켜
절대적인 감각 박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각 현상을 일으키죠.
어찌 보면 굉장히
아이러니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매 순간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등의
다양한 접촉과 정보를 받아들이며
끊임없는 정보 유입에 피곤함을 느끼고
이로 인해 마음의 혼란과 우울감,
고통까지 경험하며 살고 있어요.
그래서 때로는 스마트폰이나 SNS 같은
미디어가 없는 곳으로 떠나
최소한의 자극만 받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죠.
때문에 우리는 매일같이 다양한 정보를 유입해 주는
미디어와 사람들과의 대화,
직장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시에서 떨어진 섬으로 휴가를 가기도 하고,
쉬는 날이면 빛과 소리를 차단한 채
하루 종일 어두운 방 안에서 수면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구대로라면,
뇌는 빛과 소리를 차단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끼고
인간의 신체를 완전한 휴식의 상태로 접어들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의 뇌는 이와 다르게,
신경에 전달되는 자극을 일부러 증폭시켜
완전한 감각 박탈이 생기지 않게
환각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간츠펠트 효과의 한 예로,
2006년 영국의 방송사인 BBC에서
신체 건강한 지원자를 모집한 후,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독방에서
48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때 실험을 경험한 자들은
그 독방에서 보내는 시간 내내 끊임없이
환각 현상에 시달렸으며, 지속되는 불안으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해요.
이들은 용이나 괴물 같은 모습을 환각으로
보며 고통에 시달렸고,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실험이 끝난 직후, 피험자들의 기억과
계산 능력 등을 점검해 보니
이들의 기억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계산 능력 역시
현저히 저하된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심지어 혼란 속에 빠진 이들은 연구진들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과거 일부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이러한 '간츠펠트 효과'를 이용해
감각을 박탈한 뒤 고통스러운 불안과 심리를 조장하는
고문을 사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죠.
반대로 '간츠펠트 효과'를 심리 치료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완전한 감각 박탈이 아닌
약 80% 정도의 감각을 차단하여
정신적, 신체적인 이완을 돕는데요.
이러한 방법이 각종 스트레스와 우울감, 불안감 등을 낮추고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빛과 소리를 백 프로 차단하는
완전한 감각 박탈은
심한 불안과 공포, 혼란을 낳을 수 있지만,
적당히 사용되었을 때는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며 창의력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어디론가 장소를 이동하거나
무언가를 감상할 때마저 계속 음악을 듣고,
각종 미디어 컨텐츠를 시청하는 등
수많은 정보를 눈과 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극은 현대 시대에 맞는 창의력을 불러일으키는데
효과가 있다고도 하지만, 대체로는 항상 더 큰
자극을 요구하고, 자극이 전혀 없을 때는
쉽게 무료함에 빠져 내면을 돌볼 여유가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해요.
실제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자연이나 주변 환경을
더 자세히 바라보는 사람은 흔하지 않죠.
간츠펠트 효과에서 얻은 심리 치료의 한 방법처럼,
때로는 시각과 청각의 감각을 적절히 차단하고
주변 환경 혹은 내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이,
일상 속의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데요.
그 과정이 어렵고 힘들다면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현실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내면에 집중하는 힘이 커질수록
우리의 불안과 우울감은 점차 낮아질 수 있습니다.